다이소 매출 4조5,363억 넘긴 건 가격이 아니라 이거였어요
트렌드by 코냥이 4분

다이소 매출 4조5,363억 넘긴 건 가격이 아니라 이거였어요

2026년 4월 중순, 아성다이소가 감사보고서 공시를 통해 2025년 매출 4조5,363억 원(전년 대비 +14.3%), 영업이익 4,424억 원(+19.2%)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유통가에 흥미로운 분석이 갈렸어요. 한쪽은 "점포를 대형화한 덕"이라고 했고, 다른 쪽은 "듀프 소비 트렌드가 얹혔다"고 봤어요. 저는 후자 쪽에 손을 들어요. 다이소가 이긴 건 가격 자체가 아니라 소비자 머릿속에서 차지한 자리 때문이라고 보거든요.

매장 수는 11% 늘었지만 점포당 매출은 39% 뛰었어요

매장 수는 2022년 말 1,442개에서 2025년 약 1,600개로 1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매출은 2조9,458억 원에서 4조5,363억 원으로 54% 급증했어요. 점포당 연매출을 환산하면 2022년 약 20억 원에서 2025년 약 28억 원으로 39% 상승한 결과예요. 똑같은 가게가 4할 가까이 더 많이 팔았다는 뜻이에요.

흔히 매출이 오르면 "가게를 더 냈나?"를 먼저 생각하는데, 다이소는 출점보다 기존 점포의 판매력이 달라졌어요. 영업이익률도 2022년 8.1%에서 2025년 9.8%로 1.7%p 상승했고, 대형 매장은 평당 임차 단가가 낮고 고정비 효율이 올라가는 규모의 경제가 작동하는 구조예요. 그 힘이 어디서 나왔는지가 궁금했어요.

듀프 소비가 다이소를 '10만 원 세럼의 대체품' 자리에 앉혔어요

듀프(Dupe) 소비 트렌드가 다이소 매대를 떠받쳤어요. 고가 브랜드의 대체재를 가성비로 골라 쓰는 소비 흐름이죠. 예전엔 "1,000원짜리 로션"으로 인식됐다면, 지금은 "10만 원짜리 세럼 대신 쓸 수 있는 3,000원짜리"로 머릿속에 자리 잡은 거예요.

2026년 4월 기준 다이소 입점 뷰티 브랜드는 170여 개, 상품 1,900여 종에 달해요. 2022년 대비 브랜드는 약 24배, 상품 수는 16배 가까이 늘었어요.

뷰티 카테고리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144%, 2025년 다시 70% 성장했어요. 뷰티 매출 신장률 70%는 전사 매출 성장률 14.3%를 크게 웃도는 수치였고, 2026년 1분기 뷰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늘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비교 대상이 바뀌었다는 점이에요. 다이소 립밤을 고를 때 메이커님이 떠올리는 건 "다른 1,000원짜리 립밤"이 아니라 "매장에서 봤던 2만 원짜리 브랜드 립밤"이에요. 가격은 1/20인데 만족은 비슷하다고 느끼면, 그 3,000원이 비싸 보이지 않는 거죠.

그래서 다이소는 균일가를 흔들지 않았어요

5,000원 상한 정책은 소비자에게 '가격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신호가, 본사에는 매입·재고·진열을 단순화하는 운영 효율이 동시에 잡혀요. 가격을 올리면 단기 매출은 오를 수 있지만, 소비자 머릿속의 "3천 원이면 다이소"라는 기준이 깨지면 재방문이 줄어들거든요.

다이소는 오히려 균일가 안에서 고부가가치 품목을 늘렸어요. 뷰티, 패션, 건강기능식품 등 주력 전략 카테고리의 상품군을 대폭 강화한 데다 쿨썸머, 크리스마스 등 특정 시기를 겨냥한 시리즈 기획 상품들이 연달아 흥행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어요. 영업이익률 9.8%는 이마트(0%대)나 쿠팡(1%대)과 비교할 때 현격히 높은 수치예요. 똑같이 3,000원을 받아도 과자보다 뷰티 제품을 팔면 이익률이 높으니, 가격은 그대로 두고 제품군을 옮긴 거죠.

뷰티 브랜드도 다이소를 '실험실 겸 유통 채널'로 보기 시작했어요

기존 화장품 브랜드사가 다이소 전용 '세컨드 브랜드'를 만들어 출시한 제품의 구매 추정액은 853억 원으로, 전년 동기(539억 원) 대비 58.2% 증가했어요. 브랜드 신뢰도를 기반으로 한 가성비 제품이 소비자 접점 확대에 기여한 거예요.

실제로 VT 코스메틱은 다이소 콜라보 제품으로 듀프 시장 반응을 먼저 확인하고, 이후 본 라인업 확장 전략에 참고했어요. 10대 후반~20대 초반 소비자에게 다이소는 브랜드를 처음 접하고, 이후 고가 라인으로 이동하는 '입문 채널'로 작동할 수 있거든요.

브랜드 입장에선 다이소가 단순 재고 처리가 아니라 신규 타겟 발굴 + 제품 테스트 + 브랜드 입문 경로를 한 번에 제공하는 거예요. 덕분에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 같은 대기업도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어요.

메이커님이 가져갈 질문은 "우리 제품이 무엇을 대신하는가"예요

다이소 사례를 1인 사업자 시선으로 뒤집어보면 이런 질문이 남아요.

"내 제품은 소비자 머릿속에서 무엇의 대체품으로 자리 잡을까?"

가격을 깎는 게 목표가 아니에요. 대신 "10만 원짜리 대신 쓸 수 있는 3만 원짜리"처럼, 비교 대상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게 핵심이에요. 그러면 메이커님의 가격이 그 자체로 비싸 보이지 않게 돼요.

예를 들어볼게요.

  • "월 5만 원짜리 노션 템플릿"은 비싸 보이지만, "월 30만 원 주고 쓰던 프로젝트 관리 툴 대신 쓸 수 있는 5만 원짜리"로 포지셔닝하면 싸 보여요.
  • "개당 3만 원짜리 굿즈"는 비싸 보이지만, "백화점 브랜드 5만 원짜리와 퀄리티는 비슷한데 절반 가격"이라고 보여주면 저렴해 보여요.

광고비 태우기 전에 꼭 확인하는 숫자 3개 글에서도 다뤘듯, 광고 성과도 결국 "메이커님 제품이 경쟁 대안보다 얼마나 나은지"가 명확할 때 전환으로 이어져요. 가격표만 낮추는 게 아니라, 비교 대상을 먼저 정하는 게 포지셔닝이에요.

다만 다이소도 "가격만으로는 차별화할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어요

오프라인 출점 속도는 이미 포화에 근접했고, 온라인 균일가 플랫폼과 중국산 초저가 직구 채널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어요. 유통업계에서는 "다이소가 이제 가격만으로는 차별화할 수 없는 단계에 들어섰다"며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 ESG형 제품군 전환, 중소 협력 생태계와의 상생 전략을 핵심 과제로 꼽고 있어요.

1인 사업자도 마찬가지예요. 처음엔 "싸서" 고객이 오지만, 그다음엔 "싸지 않아도 이걸 선택할 이유"를 만들어야 해요. 다이소가 균일가 안에서 뷰티·패션 품목을 늘린 것처럼, 메이커님도 가격대는 유지하되 어떤 가치를 더 담을지를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에요.

다이소 매출 4조5,363억 원을 "싸게 팔아서 많이 팔았다"로만 보면 교훈이 없어요. 저는 이 숫자가 **"소비자 머릿속 비교 대상을 바꾸면 같은 가격도 다르게 읽힌다"**는 걸 보여준다고 봐요. 메이커님 제품의 진짜 경쟁자가 누구인지, 메이커님이 대신하려는 것이 무엇인지부터 정하면 가격 설정이 훨씬 쉬워질 거예요.

한 번 더, 빠르게 짚고 갈게요

Q. 다이소가 점포를 늘리지 않고도 매출이 오른 이유는 뭔가요?

A. 점포 수는 3년간 11% 늘었는데 점포당 매출은 39% 뛰었어요. 듀프 소비 트렌드로 소비자 머릿속에서 "고가 브랜드 대체품"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존 점포의 판매력이 달라진 거예요.

Q. 뷰티 카테고리가 다이소에서 특히 잘 팔린 이유는 뭔가요?

A. 2022년 대비 뷰티 브랜드가 24배, 상품 수가 16배 늘었고, 2024년 뷰티 매출이 전년 대비 144% 성장했어요. "1,000원짜리 로션"이 아니라 "10만 원 세럼 대신 쓸 수 있는 3,000원짜리"로 인식이 바뀌면서 가격 자체는 안 올렸는데도 판매량이 늘었어요.

Q. 1인 사업자도 "듀프" 전략을 쓸 수 있나요?

A. 가능해요. 핵심은 "내 제품이 무엇을 대신하는가"를 명확히 보여주는 거예요. 가격표만 낮추는 게 아니라, 메이커님 제품을 "월 30만 원짜리 툴 대신 쓸 수 있는 5만 원짜리"처럼 비교 대상과 함께 제시하면 같은 가격도 저렴하게 읽혀요.

Q. 다이소처럼 균일가 전략을 1인 사업자도 쓸 수 있을까요?

A. 다이소는 균일가 안에서 저마진 품목(생활용품)에서 고마진 품목(뷰티·패션)으로 제품군을 옮겼어요. 1인 사업자도 가격은 고정하되 제공하는 가치를 달리하는 방식(예: 월정액 안에서 템플릿 → 컨설팅으로 전환)으로 응용할 수 있어요.

Q. 다이소 성장이 앞으로도 계속될까요?

A. 오프라인 출점은 포화 단계라 온라인·중국 초저가 직구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에요. 유통업계는 "가격만으로는 차별화할 수 없는 단계"라고 보고, 데이터 기반 수요 예측과 ESG 제품군 전환을 과제로 꼽고 있어요.

참고 출처 (13)